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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부모가 될 수 있을까?

by 40대 후반의 시험관 도전기 2025. 6. 24.

우리도 부모가 될 수 있을까? 인포그래픽

난임의 긴 여정 속에서 '부모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수없이 반복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이미 부모로 성장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마음의 힘, 기다림의 의미, 그리고 사랑의 깊이를 함께 돌아봅니다.

 

📌 목차

부모가 되는 꿈, 포기해야 할까?
실패를 겪으며 자라는 ‘부모력’
‘부모 됨’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 시간
기다림 끝, 우리가 나아갈 길

 

부모가 되는 꿈, 포기해야 할까?

"우리도 부모가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난임이라는 벽 앞에서 누구나 마주하게 되는 절박한 고민입니다. 반복되는 실패로 처음 품었던 희망도 조금씩 작아지는 걸 느끼게 됩니다그런 가운데, 주변에서 들려오는 우리 둘째 생겼어!” 그 사람들은 그냥 반가운 소식을 나눈 것뿐이겠지만아이를 기다리는 우리 마음에는 그런 말들이 그들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마음 깊은 곳에 상처로 남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원하는 마음은 단순히 ‘갖고 싶다’는 바람이 아닙니다. 그건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이 생명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아주 간절하고 소중한 마음이며 이는 서로를 향한 깊은 사랑이 또 다른 ‘생명’이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가장 인간적인 욕망이기도 합니다.

 

포기하고 싶을 만큼 지치는 순간에도, 부부가 서로를 붙잡으며 다시 일어서는 모습은 이미 부모로서의 첫걸음을 걷고 있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아이를 가지기 위한 노력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합니다. 병원에서의 기다림, 주사와 약복용, 시술을 감내하는 모든 순간들이 부모 됨을 향한 여정입니다.

 

우리는 아직 아이를 품지 못했을지라도, 사랑으로 버텨온 시간 속에서 ‘부모다움’을 충분히 갖춰가고 있습니다. 이 여정이 멀고 더딜 수는 있지만, 사랑으로 시작된 꿈은 언젠가 그 결실을 맺게 되어 있습니다. 아이는 우리 삶에 ‘언제’ 오는지가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기다렸는가’에 달려 있는지도 모릅니다.

실패를 겪으며 자라는 ‘부모력’

아이를 갖기 위한 여정은 수많은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동반합니다. 기대로 시작해 실망으로 끝나기를 반복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는 그 마음 안에는 이미 '부모의 힘'이 자라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은 육아를 시작하면서 부모가 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부모로서의 자질은 다듬어지고 있습니다.

 

난임이라는 시련 속에서 부부는 함께 울고, 함께 일어나며, 서로의 감정을 섬세하게 돌보는 법을 배웁니다. 실패라는 단어는 끝이 아니라, 부모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기도 합니다. 의료적 과정을 통해 신체적으로 준비하는 것뿐 아니라, 정신적·정서적으로도 준비되어 가는 과정은 이후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 더 깊은 공감과 인내심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이 시간을 통해 부부는 단순한 '배우자'에서 '동지'로 변화합니다. 수많은 시도와 기다림 속에서 길러지는 끈기와 사랑은, 앞으로 부모가 된 후 아이를 품고 길러내는 데 있어 무엇보다 귀중한 자산이 됩니다. 결국 이 여정은 부모가 되기 위한 시험이 아니라, 이미 부모로 살아가는 과정 자체입니다.

 ‘부모 됨’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 시간

아이를 갖기 위한 긴 여정은 '부모 됨'의 본질적인 의미에 대해 질문하게 만듭니다. 단지 임신과 출산을 통해서만 부모가 되는 것일까요? 난임 치료를 거치면서 우리는 점점 더 본질적인 질문에 이르게 됩니다.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단순한 생물학적 현상이 아니라, 마음과 삶을 온전히 준비하고 사랑을 줄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임을 절실히 깨닫습니다. 병원에서 줄을 서며 검사를 받고, 매일같이 주사 치료를 견디며, 결과를 기다리는 그 모든 과정 속에서 우리는 부모로서의 책임감과 애정을 배워갑니다. 그리고 때로는 이 과정을 통해 우리가 아이를 대하는 자세,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까지 달라지기도 합니다.

 

'나는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가?', '이 아이에게 어떤 사랑을 주고 싶은가?'라는 질문은 단순히 아이를 갖는 것 이상의 깊은 고민을 만들어 냅니다. 부모 됨이란 단지 자녀가 존재함으로써 자동으로 주어지는 신분이 아니라, 아이를 향한 헌신과 사랑, 준비된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런 깨달음이 쌓일수록, 우리는 점점 더 성숙한 부모로 성장해 나갑니다. 아직 아이는 없지만, 우리의 마음과 일상은 이미 부모가 되기 위한 준비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기다림 끝, 우리가 나아갈 길

긴 기다림 끝에 ‘부모가 되는 길’은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습니다. 꼭 임신이라는 방법만이 정답은 아닙니다. 어떤 이들은 시험관을 통해, 어떤 이는 입양을 통해, 또 다른 이들은 위탁가정을 통해 부모가 됩니다. 중요한 건 '내 아이를 만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과 그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가입니다.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지치고 마음이 상처받기도 하지만, 그 시간은 곧 우리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나는 아이를 어떻게 만나고 싶은가', '이 아이에게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수록 우리의 선택은 더 단단해집니다. 이제는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든 부모가 될 수 있다는 열린 마음이 필요합니다.

 

시술이라는 한 가지 길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방식으로 생명을 품고 키울 수 있는 용기를 내야 할 때입니다. 그 길이 남들과 다르더라도, 그 안에 사랑과 책임이 있다면 우리는 이미 부모가 된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아이를 만나게 되었을 때, 이 시간을 돌아보며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널 만나기 위해, 우리는 오래오래 준비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