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시술에서 착상이 되지 않는 경우, 그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자궁 내막, 배아 질, 호르몬 문제, 면역 요인, 생활 습관까지 복합적인 원인을 하나씩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착상 실패의 대표 원인을 항목별로 자세히 알아봅니다.
📌 목차
자궁 내막 환경의 문제
배아의 질적 요인
면역학적 이상
호르몬 불균형
생활 습관과 외부 요인
자궁 내막 환경의 문제
착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배아가 자리 잡을 수 있는 건강한 자궁 내막이 필수적입니다. 자궁 내막은 생리 주기에 따라 두꺼워지고 탈락하는 조직으로, 착상 시기에는 일정한 두께와 혈류량, 호르몬 반응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자궁내막 두께는 7mm 이상적이라고 보며, 그보다 얇은 경우 착상률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자궁 내막이 너무 얇거나, 내막 혈류가 좋지 않거나, 만성 자궁내막염은 염증으로 인해 자궁 내막의 환경이 변화하여 배아가 착상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거나 자궁 내막의 손상으로 착상 부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자궁내막에 용종, 유착, 근종 등이 있으면 물리적으로 착상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자궁내막 문제는 초음파, 자궁조영술, 자궁내시경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필요시 조직검사나 항생제 치료, 자궁내막 재생요법, 자궁내시경 수술 등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결국 착상은 좋은 ‘씨앗’만큼이나 좋은 ‘흙’이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하며, 자궁 내막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합니다.
배아의 질적 요인
착상이 잘 되지 않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배아의 질에 문제가 있는 경우입니다. 배아는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되어 만들어지며, 이때 생성되는 염색체와 유전자 조합은 배아의 생존력과 발달 능력을 좌우합니다. 특히 여성의 나이가 많아질수록 난자의 염색체 이상률이 급격히 증가하며, 이로 인해 형성된 배아 역시 세포분열이나 착상 능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일부 배아는 수정 초기에는 괜찮아 보이다가 착상 직전이나 직후에 성장이 멈추기도 하며, 이를 반복적으로 경험할 경우 배아의 질적 요인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PGT-A(배아 염색체 선별검사)를 통해 배아의 염색체 이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검사는 착상 실패나 반복 유산을 겪는 환자들에게 선택적으로 권장되며, 정상 염색체를 가진 배아만 선별하여 이식함으로써 임신 성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또한 정자의 DNA 단편화율, 운동성, 형태 등의 남성 요인도 배아 질에 영향을 미치므로, 부부 모두의 건강 상태를 함께 점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면역학적 이상
우리 몸은 외부에서 들어온 이물질에 반응하여 면역 작용을 합니다. 하지만 임신이라는 과정은 예외입니다. 배아는 엄밀히 말하면 절반은 남편의 유전자를 가진 ‘타인’의 조직인데도, 여성의 몸은 이를 받아들여 착상과 임신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몸이 이 배아를 ‘이물질’로 오인하고 공격하는 면역 반응이 발생합니다. 이를 면역착상장애라 하며, 자연살해세포(NK세포)의 과활성, 항인지질항체증후군, 자가면역질환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특히 NK세포는 자궁 내에서 배아를 공격하는 작용을 할 수 있으며, 일부 여성은 이 세포가 과활성화되어 배아를 착상 초기부터 방해할 수 있습니다. 자가항체가 높거나 루푸스, 류머티즘 질환 병력이 있는 경우도 착상 실패와 관련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혈액검사나 자궁내막 면역세포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하며, 필요시 면역억제제, 아스피린, 헤파린 주사 등을 병행해 면역 균형을 맞추는 치료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면역치료는 개인에 따라 반응이 다르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호르몬 불균형
착상에 있어 호르몬은 ‘타이밍’의 열쇠를 쥐고 있습니다. 배아가 자궁에 도달하는 시점에 맞춰 자궁 내막이 적절한 호르몬 자극을 받아 착상 가능한 상태여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이 바로 프로게스테론(황체호르몬)입니다. 이 호르몬이 배란 후 일정한 시기에 충분히 분비되어야 자궁 내막이 변화하여 배아가 착상할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하지만 프로게스테론의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분비 시점이 너무 앞서거나 뒤처지면 착상 창이 맞지 않아 실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갑상선 기능 이상도 중요한 요인입니다. TSH 수치가 높거나 너무 낮으면 배란이나 착상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고프로락틴혈증 또한 생리 주기나 황체기 기능을 저하시켜 착상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일부 여성은 자궁내막 수용성을 검사하여 본인의 착상 타이밍을 맞추기도 합니다. 이는 개별 맞춤형 이식 시기를 결정하는 데 유용한 검사입니다. 전반적으로 착상 준비를 위해서는 배란 시기와 호르몬 밸런스를 미리 확인하고 조율하는 것이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입니다.
생활 습관과 외부 요인
착상 실패의 원인은 꼭 의학적 검사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평소에 무심코 지나치는 생활습관이나 환경 요인도 착상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수면 부족과 만성 스트레스입니다. 수면이 부족하면 여성호르몬의 균형이 깨지고, 자율신경계가 불안정해져 자궁 내 혈류량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또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지고, 이는 면역계 교란 및 착상 환경 악화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흡연과 음주는 착상률을 현저히 낮추는 요소입니다. 니코틴은 자궁 내막 혈류를 감소시키고, 알코올은 난자의 질과 배아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줍니다. 또한 카페인 과다 섭취나 과격한 운동, 무리한 다이어트도 착상 실패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BMI 지수(체중과 키를 이용하여 비만도를 나타내는 지수)가 너무 높거나 낮은 경우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주어 배란 및 착상 능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착상을 준비하는 시기에는 식사, 수면, 체중, 운동, 스트레스 관리 등 기본적인 일상 습관들을 점검하고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