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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툴지만 남편이 놓아준 배란유도제 주사

by 40대 후반의 시험관 도전기 2025. 6. 10.

서툴지만 남편이 놓아준 배란유도제 주사 사진

 

시험관 시술 첫날, 배란유도제 주사를 혼자 놓기 두려웠던 순간 남편이 조심스럽게 주사기를 들었습니다.
서툴지만 정성 어린 손길에서 마음의 위로를 받았고, 그날부터 우리는 ‘함께하는 난임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배란유도제 주사, 왜 필요한 걸까?

배란유도제 주사는 난임 치료의 출발점이자 준비 과정입니다.
자연 배란이 어렵거나 주기가 불규칙한 여성의 경우, 난소를 자극해 난포를 자라게 하여 배란을 유도합니다.
이로써 자연임신 또는 시술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만드는 것이죠.

보통 생리 2~3일 차에 병원을 방문하여 초음파 검사와 혈액 검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개인별 맞춤 주사 계획이 세워집니다.
사용되는 배란유도제는 FSH(난포자극호르몬), hMG(성선자극호르몬) 계열이 있으며, 환자의 연령, 호르몬 수치, 난소 상태에 따라 용량과 기간이 조절됩니다.

주사는 대부분 하루에 한 번, 정해진 시간에 맞아야 효과적입니다.
이는 체내 호르몬의 균형과 난포의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일 같은 시간에 주사 맞는 습관이 매우 중요합니다.

배란유도제는 단순히 몸의 기능을 자극하는 것을 넘어서, 정신적·정서적 준비까지 요구하는 치료입니다. 저는 간호조무사로 14년을 근무해서 주사를 놓을 순 있었지만 제 배에 스스로 놓기는 무서웠어요.  

주사 놓는 위치와 방법, 꼭 알아두세요

배란유도제는 대부분 피하주사 방식으로, 아랫배의 피하지방이 많은 곳에 맞으면 되는데요.
이는 근육주사보다 통증이 적고, 혼자서도 비교적 쉽게 시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배꼽 주변에는 신경과 혈관이 많이 모여있기 때문에 이 부위는 제외하셔야 해요.

배꼽기준으로 손가락 두마디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 아랫배 부위를 양쪽으로 번갈아 가면서 맞으면 돼요..


먼저 주사 부위를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지그시 잡아 고정시킨 후 주사기와 배의 각도를 90도로 하여 바늘을 끝까지 밀어 넣고,

주사기를 천천히 눌러서 약을 끝까지 주입하시면 됩니다. 한쪽만 반복하면 멍이나 통증이 생기기 쉬우므로 좌우 번갈아 가며 주사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사 전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고, 알코올 솜으로 주사 부위를 소독합니다.
주사기는 바늘을 수직으로 90도 각도로 찔러야 하며, 약물이 다 들어간 뒤에는 천천히 바늘을 빼고 살짝 눌러주면 출혈을 줄일 수 있습니다.

혼자 하기 어렵다면 가족이나 배우자가 도와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때 위생관리와 정확한 주사 요령은 필수이며, 가능하다면 유튜브 등에 주사 놓는 방법 등을 찾으셔서 정확하게 방법을 숙지하신 후에 놓는 것이 좋아요. 제 남편도 영상을 보며 숙지한 후에 주사를 놓아주었어요.

주사 부위가 자주 붓거나 멍이 든다면, 바늘 각도나 삽입 깊이를 조절해야 하며 하루 주사 시간이 너무 들쭉날쭉하면 치료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일정한 루틴을 지켜주세요.

서툰 손길, 남편이 처음 놓아준 날

배란유도 주사를 받아오고서 혼자 주사 놓을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그런 저를 본 남편은 조용히 다가와 말했죠. “내가 해볼게.”
걱정됐지만, 평소 조심성 있고 안정감 있는 남편이라 맡겨보기로 했습니다.

처음이라 무서웠을 텐데 기도하며 차분하게 놓아주는 모습을 보며 사랑과 감동을 받았어요.

주사기를 들고 유튜브 교육 영상을 몇 번이나 돌려보던 남편.
기도하며 무릎을 꿇고 조심스럽고 정성스레 주사하던 모습이 지금도 선명히 떠오릅니다.

바늘을 피부에 가까이 대는 순간, 그는 저보다 더 떨고 있었고
정말 용기 내서 놓아준 그 한 방이 저에겐 큰 위로가 되었어요.

그날 이후, 우리는 주사 시간을 ‘함께하는 의식’처럼 여깁니다.
“오늘도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서로를 안아주며 등을 토닥여주는 우리의 시간.
주사를 놓아주는 행위는 단순한 의료적 도움이 아니라 감정적으로도 함께하고 있다는 표현이었습니다.

서툴렀지만 진심이 담긴 그 손길은, 저를 울리지 않았고 웃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작고 조용한 사랑이, 난임 치료의 큰 힘이 되었답니다.

부작용 없이 주사 잘 맞는 비법

배란유도제를 맞다 보면 복부 팽만감, 멍, 불쾌감 같은 가벼운 부작용을 느낄 수 있습니다.
더 심한 경우에는 과배란 증후군(OHSS)으로 난소가 비정상적으로 커지거나, 복수가 차는 등 위험한 상태로 발전할 수도 있죠.

이런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선 생활습관과 주사 방법 모두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 매일 같은 시간에 주사 맞기
  • 주사 부위는 번갈아가며 사용
  • 수분 충분히 섭취하기 (1.5~2L)
  • 지나친 운동, 장시간 온열 노출 피하기
  • 카페인, 염분 섭취 줄이기

또한 주사 후에는 복부를 가볍게 문질러 흡수를 돕고, 딱딱한 멍이 생길 경우 냉찜질을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가장 중요한 건 몸의 신호에 예민해지는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이상하거나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에 연락하세요.

몸과 마음 모두 지치기 쉬운 난임 치료 과정이지만, 스스로를 돌보고, 함께하는 사람의 응원을 받는다면 매일의 주사도 잘 견딜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