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가볍게 넘겨왔던 생리불순. 이제 와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저 생활리듬 탓이라 여겼던 증상이 난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여성의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제 경험을 통해 나눠봅니다.
📌 목차
생리불순, 대수롭지 않게 여긴 시간들
한 달에 한 번 규칙적으로 찾아와야 한다고 알고 있던 생리가 저에겐 늘 들쑥날쑥했습니다. 20대 초반부터 가끔은 몇 달씩 건너뛰고, 또 가끔은 예상보다 훨씬 빨리 오기도 했습니다. 그런 주기를 겪으면서도 저는 '그럴 수도 있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주위 친구들도 생리불순을 겪는 경우가 많았기에, 오히려 흔한 일이라고 여겼던 것 같습니다.
스트레스 때문일 거라며 넘겼고, 다이어트나 체중 변화 탓으로 돌렸습니다. 병원에 가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특별한 통증이 없으면 그냥 흘려보냈습니다. 스스로 몸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려는 습관이 부족했음을 이제야 인정하게 됩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 무심함이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생리불순은 단순한 생활 패턴의 변화가 아니라 호르몬 불균형, 다낭성난소증후군, 갑상선 질환, 난소 기능 저하 등 보다 복잡한 건강 문제의 신호였던 것입니다. 그 시기에 제대로 진료를 받고 관리를 시작했더라면 지금의 난임 치료가 조금 더 수월했을 수도 있습니다.
여성으로서 내 몸이 보내는 경고음을 너무 오랫동안 외면했습니다. 이제는 그 무관심이 결국 더 어려운 길로 저를 이끌었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난임과의 연관성, 이제야 마주한 진실
난임 진단을 받고 가장 먼저 머릿속을 스친 생각은 '그때 조금만 더 일찍 병원을 찾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였습니다. 생리불순이 난임의 중요한 전조 증상일 수 있다는 걸 그제야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배란이 규칙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임신을 준비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됩니다.
의사 선생님과의 상담을 통해 처음으로 구체적인 호르몬 수치 검사를 받았습니다.
FSH, LH, AMH 수치가 들쑥날쑥하고, 배란이 예상보다 불규칙하게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수십 번 스쳐 지나간 생리불순이 단순한 컨디션 문제라고 여겼던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사실 그 모든 기록들이 이미 제 몸이 보내던 중요한 신호였던 것입니다.
난임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병이 아닙니다. 수년간의 습관, 방치, 스트레스, 호르몬 변화가 누적되어 나타나는 결과일 때가 많습니다. 생리불순은 몸 안의 균형이 흔들리고 있음을 알려주는 일종의 경고입니다. 그 경고를 너무 오래 무시한 대가를 저는 지금 치료를 받으며 치르고 있습니다.
만약 비슷한 증상을 겪고 계시다면 지금 이 글을 계기로 한 번 산부인과에 방문해 보시길 강력히 권하고 싶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조기 대처가 후회 없는 난임 준비의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내 몸의 신호에 귀 기울이는 법
이제는 작은 변화에도 귀를 기울이며 내 몸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생리 주기를 매달 꼼꼼히 기록하고, 배란일 변화, 기초체온 변화까지 살펴봅니다. 그저 임신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으로서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 몸의 리듬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함을 깨달았습니다.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은 이제 저에게 습관이 되었습니다. 내 몸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라는 걸 경험을 통해 배웠습니다. 생리불순은 여성 호르몬 균형과 깊이 연결되어 있고, 조기 폐경, 난소 기능 저하, 갑상선 기능 이상 등 다양한 질환의 실마리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난임 치료 중에는 사소한 변화 하나도 민감하게 반응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이상 징후가 보이면 주치의 선생님과 상담하고 생활습관, 체중, 수면, 스트레스 관리까지 폭넓게 살피며 체질 개선에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 정도쯤이야'라는 마음 대신, '내 몸이 보내는 작은 목소리도 소중하다'는 마음으로 살펴보게 됩니다.
난임이라는 과정 속에서 아프기도 했지만, 오히려 내 몸과 마음을 더 잘 이해하는 기회를 얻은 셈이라 위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