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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나의 시험관 도전(냉동2차)

by 40대 후반의 시험관 도전기 2025.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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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후반 냉동배아이식 2차 주기 기록 (2025년 3~4월)

이번에는 12차 신선주기에서 냉동해 두었던 소중한 배아 3개 중 2개를 이식하는 2차 냉동배아이식 주기였습니다. 벌써 40대 중반을 훌쩍 넘어선 몸이지만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조심스럽게 다시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시험관 아기 시술이라는 여정은 매번 마음을 다잡아야 하는 긴 싸움입니다. 그 과정을 이렇게 기록으로 남기는 이유는 언젠가 저처럼 늦은 나이에 도전하는 분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입니다. 이번 주기의 과정도 천천히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목차

1. 생리 시작과 약 복용 스케줄

2025년 3월 15일 토요일, 생리가 시작되면서 이번 냉동배아이식 2차 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시기는 매번 마음이 살짝 긴장되는 시점입니다. 주기의 시작은 늘 설렘과 걱정이 교차합니다.

3월 17일, 생리 시작 2일 차에는 병원에 가서 초음파와 피검사를 진행했습니다.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바로 프로기노바정 2mg 복용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약은 자궁 내막을 두껍고 건강하게 만들어 착상에 도움을 주는 호르몬제입니다. 복용 시간은 하루 세 번으로 정해졌습니다. 아침 7시, 오후 3시, 밤 11시. 하루를 8시간 간격으로 나눠 꼼꼼하게 약을 먹어야 합니다.

 

또한 혈류 개선을 위해 아스피린 100mg도 매일 오전 9시에 복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작은 알약이 배아가 착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을 들으며 성실히 챙겨 먹었습니다.

 

약 복용 첫날에는 머리가 띵하고 메스꺼운 증상이 살짝 나타나 타이레놀을 먹으며 컨디션을 조절했습니다. 다행히 하루 이틀 지나니 점차 증상이 나아졌습니다. 저는 직장을 쉬고 있는 상황이라 약 복용 시간을 맞추는 게 비교적 수월했지만, 직장에 다니시는 분들이라면 출근 전에 약을 미리 준비해서 들고 다니며 시간 맞춰 복용하시는 걸 꼭 추천드립니다.

 

휴대폰 알람을 맞춰두고 하루 세 번 정확한 시간에 약을 복용하는 일도 생각보다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반복되는 소소한 노력이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바라며 조심스럽게 몸을 만들어 갔습니다.

2. 배아이식 전 초음파와 약 변경

3월 27일, 이식 준비를 위한 12일 차 초음파 검사가 있었습니다. 매번 이 시기의 초음파는 떨림 속에 받게 됩니다. 자궁 내막 두께와 모양, 혈류 상태 등을 확인하는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원장님께서 "내막 상태 아주 좋습니다"라고 말씀해 주셔서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습니다.

 

기존에 복용 중이던 프로기노바와 아스피린은 계속 유지되었고, 본격적인 착상 준비를 위해 황체호르몬 보충이 추가되었습니다. 3월 29일부터는 아침마다 프롤루텍스 25mg(프로게스테론 주사)을 맞고, 저녁에는 아스피린을 복용하며, 질정제인 예나트론 2개를 질내 삽입하는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황체호르몬 주사는 복부 주사로 매일 아침 남편이 주사를 놓아주었는데, 주사 부위가 뭉치고 간지러워서 긁다가 피가 날 정도로 가렵고 딱지가 앉기도 했습니다. 이 주사는 매번 주삿바늘이 들어갈 부위를 바꿔가며 놓아야 통증이나 멍, 딱딱한 뭉침이 덜합니다.

 

그럼에도 매일 같은 부위에 주사를 맞다 보면 피부가 민감해지고 상처가 쉽게 생기곤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이 착상에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한 단계라 생각하며 꿋꿋이 버텼습니다. 이 시기의 관리가 그만큼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3. 배아이식 당일과 경과

드디어 4월 1일, 17일 차가 되었습니다. 배아이식 당일 아침은 늘 긴장과 기대가 교차하는 날입니다. 이미 냉동되어 있던 3개의 배아 중에서 가장 상태가 좋은 2개를 해동해 이식하기로 했습니다.

 

병원에 도착해 12시부터 수액을 맞으며 체내 환경을 안정시키고, 1시 15분경 수술실로 들어갔습니다. 배아이식은 복잡한 수술이라기보다는 비교적 간단한 시술로 진행됩니다. 약 15분 정도 짧은 시간 안에 이식이 끝났고, 이후 잠시 회복실에서 안정을 취한 후 귀가하게 되었습니다.

 

난자 채취와는 달리 이식은 보호자가 반드시 동행하지 않아도 되지만, 남편이 시간을 내어 함께 와 주었습니다. 남편의 따뜻한 손을 잡고 병원으로 들어서는 순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시술 후에는 병원 근처에서 남편과 함께 따뜻한 버섯전골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배가 든든해야 마음도 안정되는 것 같습니다.

 

이후에도 프로기노바, 아스피린, 예나트론 질정은 꾸준히 복용과 삽입을 유지하며 임신반응검사까지 조심스럽게 몸을 돌보았습니다. 몸을 너무 무리하지 않되 적당한 움직임과 컨디션 조절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의료진도 여러 번 강조해 주셨습니다.

4. 판정일과 마무리

4월 10일, 이식 후 26일 차가 되던 날 드디어 판정일이 찾아왔습니다. 아침 일찍 병원에 가서 피검사를 진행하고, 마음을 졸이며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오후에 걸려온 병원의 전화를 받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아쉽게도 이번 임신반응검사는 음성이라는 결과였습니다.

그동안 복용했던 모든 약물과 주사는 즉시 중단되었고, 육체적으로는 큰 부작용 없이 넘어갔지만, 주사로 인해 피부가 딱딱하게 뭉쳐 콩알처럼 솟아올랐던 부분은 여전히 간지럽고 불편했습니다. 밤마다 무의식 중에 긁다 보면 피가 날 정도였지만, 그 고통조차 이 과정의 일부라 생각하며 견뎌냈습니다.

 

결과를 듣고 나면 실망스럽고 허탈한 감정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시험관이라는 긴 여정을 이미 12번 이상 걸어온 저에게 이번 실패는 '다음 준비를 위한 과정 중 하나'라고 스스로 다독입니다. 한 번의 실패가 끝은 아니라는 걸 너무도 잘 알기에, 몸과 마음을 다시 추스르며 다음 여정을 준비해 갑니다. 오늘도 묵묵히, 희망을 안고 이 길을 계속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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