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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관 시술, 의사는 언제 ‘그만하자’고 말할까?

by 40대 후반의 시험관 도전기 2025. 7. 4.

몇 번이나 시도했는데도 성공하지 못할 때, 과연 의사는 어떤 기준으로 ‘중단’을 권할까요?

반복 실패, 나이, 유산 등 다양한 상황에서 의사의 판단 기준을 함께 살펴봅니다.

 

시험관 시술, 의사는 언제 ‘그만하자’고 말할까? 인포그래픽

         

           📌 목차

1. 반복 실패, 의사는 언제부터 중단을 권할까?

시험관 시술은 평균적으로 3~5차 시도를 기준으로 성공률이 점점 낮아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특히 여성의 나이가 40대 중반 이상이거나, 난소 예비력이 현저히 떨어진 경우, 몇 차례 시도 후에도 착상조차 되지 않는다면 의사는 ‘더 이상의 시술이 무의미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게 됩니다.

 

하지만 이 말은 단순한 포기 선언이 아니라, 환자의 육체적·정신적 상태, 경제적 부담, 장기적인 건강 리스크까지 포괄적으로 고려한 말입니다. 특히 동일한 조건에서 4~5회 이상 시도했음에도 배아 착상이 반복적으로 실패한 경우, 의료진은 자궁의 구조적 문제나 면역학적 요인을 의심하며 추가 검사를 권하기도 하지만, 일정 시점 이후에는 ‘휴식’ 혹은 ‘중단’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게 됩니다.

 

의사의 “그만하자”는 표현은 사실상 환자 보호를 위한 조언일 가능성이 높으며, ‘다음 단계’로의 방향 전환, 즉 입양, 삶의 질 회복, 다른 치료 옵션 탐색을 고려해 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환자의 의지가 강하고, 재정적·신체적 상태가 허락된다면 도전을 이어갈 수 있지만, 의료적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는 무한 반복은 오히려 여성의 삶에 상처를 남길 수 있습니다.

2. 나이와 난소 기능, 중단 결정의 핵심 지표

시험관 시술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여성의 연령과 난소 예비력(AMH 수치 등)입니다. 특히 43세 이후부터는 평균 임신율이 급감하고, 45세 이상에서는 통계적으로 성공률이 거의 5% 이하로 떨어지게 됩니다. 이때 의사들은 더 이상 시술을 권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개개인의 건강 상태와 난소 반응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일정 나이 이상에서는 난자의 질이 크게 떨어져 배아 분열 속도나 착상 가능성 자체가 매우 낮아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AMH 수치가 0.3 이하로 떨어졌거나, FSH 수치가 15 이상으로 상승한 경우도 난소 기능이 급격히 저하된 것으로 판단되어, 이런 경우, 계속해서 시험관 시술을 반복하기보다는 난자 기증(다른 여성의 난자)이나) 배아 기증(난자와 정자가 모두 기증된 배아)처럼 다른 방법을 우선 고려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의사는 현실적인 가능성과 함께 “여기서 멈추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진지하게 중단 시점을 조율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여성의 나이가 많더라도 착상·임신에 성공한 사례가 존재하기 때문에 나이 하나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시술 성공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상황이라면, 의사는 감정적인 위로보다 의학적 현실을 솔직히 알려주며 선택권을 제공합니다. 이때 중요한 건, 의사의 설명이 포기를 유도하는 게 아닌 앞으로의 방향을 함께 고민해 보자는 것입니다.  

3. 반복된 유산과 실패, 신체 회복을 위한 권고

시험관 시술을 통해 어렵게 임신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복된 유산을 겪는 경우, 의사는 치료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하게 됩니다. 특히 착상 후 5~7주 사이에 반복적으로 유산되는 경우는 배아의 염색체 이상이나 면역학적 문제 등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러한 조건은 반복될 수 있어 의사 입장에서도 성공 확률을 낮게 평가하게 됩니다.

 

실제로 많은 난임 여성들은 유산 이후 몸이 회복되지 못한 상태로 재도전을 반복하다가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궁내막이 얇아지거나, 호르몬 주기 조절이 어렵고,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단순한 실패를 넘어서 여성의 삶의 질 전체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의사들은 이런 상황을 감지했을 때 “지금은 쉬어야 한다”, “더 이상의 시도는 몸을 해칠 수 있다”는 경고를 하게 되며, 때로는 시술 중단을 권유하는 일도 있습니다. 특히 폐경이 가까워진 여성이라면, 임신보다 갱년기 건강을 챙기는 게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시험관 시술을 계속하기보다는 다른 삶의 방식을 고민해 볼 것을 제안합니다. 

 

반복 유산은 육체적 손상뿐 아니라 깊은 심리적 상처도 남기기 때문에, 의료진의 중단 권고는 단순히 시술이 안 되니까 멈추자는 뜻이 아니라, 환자의 몸과 마음 전체를 생각해서 내리는 조심스러운 결정이라는 걸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아끼고 더 건강한 삶의 방향을 찾자는 권유에 가깝습니다. 

4. ‘그만하자’라는 말의 의미 – 의사의 진심

의사의 “그만하자”는 말은 절대 가볍게 나오는 말이 아닙니다. 이는 포기의 메시지가 아니라, 환자의 삶 전체를 보는 시선에서 나오는 진심 어린 조언입니다. 환자는 오랜 시간 기대와 좌절을 반복하며 시술을 이어왔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감정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료진은 단순히 임신이라는 목표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겪는 여성의 몸과 마음, 그리고 동반자의 관계까지 폭넓게 고려합니다. 경제적인 부담, 반복되는 실패로 인한 정서적 탈진, 육체적 회복력의 저하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쌓이면, 의료진은 ‘멈춤’이 오히려 새로운 희망의 시작이 될 수 있음을 설명하고자 합니다.

 

“그만하자”는 말에는 “당신이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해왔고, 더 이상 스스로를 아프게 하지 말라”는 위로가 담겨 있습니다. 물론 시술을 중단한다고 해서 모든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삶의 다른 선택지, 예를 들어 입양을 고민해 볼 수도 있고, 반려동물과 함께 정서적인 위로를 받을 수도 있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오롯이 나를 돌보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진짜 중요한 건, 의사가 환자의 결정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주체적으로 삶의 방향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마무리하며

시험관 시술을 중단한다는 결정은 누구에게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포기’가 아닌 ‘회복’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의사의 말에 귀 기울이고, 나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점검하면서, 진짜 원하는 삶의 방향을 다시 세워보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